안녕,

나 양벼락이야.

하이루? (^ㅡ^)/ 엘덕들아, 저번 편은 우리 안최애가 우주까지 닿는 고민의 스펙트럼을 가진 반면 가까운 곳에서 행복을 찾는 현명함이 있다는 걸 나눠보았지? 자연을 그림에 담는 것이 어렵다는 말, 이해는 하지만 우리 엘덕들이 보기에는 안최애가 그린 자연만큼 멋진 그림도 없어서 반박하고 싶어지지! 그만큼 자연에 대한 경외감이 큰 최애의 성격이 참 좋아.


오늘은, 어떤 주제로도 엮기 힘든 진짜 찐찐찐으로 사소한 질문, 사적인 질문과 그에 대한 답을 모아보기 할게. 이번 편이 마지막이야. (근데 이번 편이 제일 재밌을 거 같아!)


<인터뷰를 빙자한 덕질, 덕터뷰> 안소현 

절대음감, 절대색감, 근데 몸치

옆집 강아지도 산책시켜주는 사람에게 하는 질문

엘덕후: 반려동물들과 침대를 쉐어하시나요?

안최애: 네, 침대랑 쇼파에 늘 함께 버무려져 있어요. 그래도 한여름에는 동물들이 각자 시원한 곳을 찾아 (의자, 선반, 방바닥, 마당 등등...) 자는데 한겨울이되면 이불 속으로 파고 들어오고, 제 옆을 차지하려고 영역 다툼도 일어나요.


점점 추워지는 날씨에 고양이와 강아지의 영역다툼에서 누가 이길지 갑자기 궁금해지는군! 히말라야 보러 훌쩍 떠난 안최애의 빈 자리를 남편분이 잘 메워주고 계시겠지?


엘덕후: 고양이들이 그림을 가만히 내버려두나요? (우리 엘디프 멤버들은 모두 집사들이라 더욱 궁금해요!)

안최애: 신기하게도 그림을 한번도 건드린 적이 없어요. 캔버스를 늘 피해다녀요. 가끔 포개어 진열된 캔버스 틀 위에는 올라가긴 하지만, 화면을 건드리진 않더라구요. 하지말라고 한적도 없는데 말이죠. 대신 물감 파렛트는 가끔식 밟아서 발도장을 여기저기 찍을 때도 있어요. ㅎㅎ


끼야아아아아아아 젤리도장이라늬! 이건 참을 수 없쟈냐 >ㅁ<!!

꿈나라, 27.3x22cm, Oil on canvas, 2022

최애는 인스타 디톡스 중

엘덕후: 작가님은 디지털 디톡스에 대한 욕구가 있으신가요? (홍여실의 질문입니다.) 저는(양벼락) 디톡스를 위해 유튜브 설정을 제한적으로 바꿨어요. 저는(홍여실) 디톡스를 하고 싶지만 웹툰을 끊을 수가 없네요. 너무 웹툰만 보는 것 같아서 아침에 스쿼트를 시작했답니다. 그런데 스쿼트를 하면서 웹툰을 또 봐요.

안최애: 디지털의 종류로 이야기를 한다면 저는 오히려 조금 봐야 될 편인 것 같아요. 유튜브도 안보고, 웹툰도 본 적 없고, 포털사이트도 메일 확인 말고는 아무것도 클릭을 안하고, 뉴스도 안보고... 유일하게 보는게 있다면 인스타그램인데, 이건 디톡스하고 싶어서 최근에 팔로잉을 정리해보았습니다. 효과가 좋더라구요! 사용 시간이 60% 줄었어요. 타인의 자극을 받지 않으니까 마음이 고요해지는 기분이 들어요. 대신 오목같은 게임에 빠져서 일주일 동안 끝장을 보고 1단이 되자 게임 삭제했어요. ㅋㅋ 이제는 그냥 멍한 시간을 가져보고 있어요.


자, 오늘부터 최애가 인스타에 포스팅 하나 올려주면 디톡스 안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달자 >ㅁ<!

풍덩, 24.2x24.2cm, Oil on canvas, 2023

언젠간 꼭 춤 추는 거 봐야지!

엘덕후: 그림도 글도 역량이 아주 뛰어나신데 혹시 음악이나 무용 쪽도 잘 하시나요? 종합예술인 느낌이 납니다!

안최애: 아이고..질문이 잘못된 것 같아요.ㅎㅎ 저는 뛰어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만... 잘하지는 못하지만 예술을 좋아하는 것만은 확실해요! 음악 쪽으로는 절대음감이라서 멜로디를 들으면 바로 음계를 맞춰서 피아노로 칠 수 있는 재능은 있는 것 같아요. 무용 쪽은 완전 몸치예요. 정말 쉬운 춤인 마카레나 같은 것도 못 따라해요. 팔 다리가 제 멋대로 움직이고 막 몸개그하는 사람처럼 웃기게 돼요. 얼씨구절씨구 하는 팔만 휘적거리는 수준. ㅋㅋ


ㅋㅋㅋㅋㅋ 최애 답변 보니까 호객행위하는 풍선 생각난다. 혹시라도 안최애가 춤 추는 귀한 장면을 발견하는 엘덕이 있으면 꼭 영상 찍어서 나도 보여줘...! (남편 분 들으셨죠?)

디딤, 27.3x16cm, Oil on canvas, 2023

세속에 쩔은 질문 죄송하지만,

엘덕후: 작가님은 재테크를 하시나요?????

안최애: 딱히 하지 않는 것 같아요.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겠어요.... 그냥 수입이 생기면 통장에 그대로 둡니다. 재작년에는 신랑이 대신 적금으로 넣어줬는데 작년부터는 수입이 별로 없어서 적금 빼서 쓰고 있어요. 엉엉....


엘덕들아, 우리 최애 운다... 당장 금융 치료 시작하자!

투머치토커는 철판 깔고

본심을 드러낸다

안최애의 인터뷰는 서면으로 진행돼서 전체적인 맥락을 잡기가 어려운 점이 있었지만, 최애에게 늘 길디 긴 메일을 쓰는 투머치토커인 나로서는 이 또한 익숙한 방식이라는 생각이 들어. 나와 안최애 사이에서는 이 방법이  요즘 충청도 개그가 유행이더라? 빙빙 돌려 말하는 화법에 웃기는 반응도 있지만 짜증내는 사람도 많더라고 ㅋㅋ 사실.... 나, 대전에서 무려 미술학원(90년대 어린이집 개념), 유치원, 초중고등학교 다 나온 사람이그든. 나 이 말 하고 싶어서 여태까지 열심히 돌아왔어 ㅋ


마지막 편이니까 이제 내 본심 드러내 놓고 갈게. 엘디프에서 9월 20일부터 <엘디프 오리지널> 2주년 행사 중이야. 우리 안최애를 비롯한 서최애, 김최애가 함께 하는 이번 2024년 엘디프 오리지널 3인전은 한 달 동안 대한민국 내에서는 배송비 무료야. 아 너무 여러번 얘기하는 것 같지만 어차피 이거 유심히 읽는 엘덕은 몇 없을 거 같아서 또 이야기하자면, 엘디프 오리지널은 예술공정거래 원화 브랜드야. 엘디프 홈페이지에서 사면 작품 가격의 무려 70%를 안최애한테 분배해. 평소에 안최애 작품 살까말까 눈여겨본 엘덕들이라면 이번 기회에 엘디프에서 콜렉해봐. (그림은 아주 가까운 거리도 배송비가 10만원 이상이라규!) 안최애에게 금융 치료 한 번 들어가보자!


이렇게 적긴 했지만 나, 이 시간도 많이 들고 돈도 못 버는 이 덕질이 혼자 너무 즐거워서 참 난감하다. 이번 덕터뷰를 통해 너희가 안최애에 대해 더 관심 가지게 되었다면 나는 그 마음으로 월급 받을게! 다음번엔 안최애와 face-to-face로 유튜브 찍는 날이 오길 바라며, 여기서 줄일게! 또 만나 엘덕들아 >_<


인터뷰를 빙자한 덕질, 덕터뷰 안소현 편 끝.

안소현의 작업노트

과거의 나는 어느 곳에서도 제대로 딛고 서지 못한채 둥둥 떠서 바람에 휘둘리는 텅 빈 비닐봉지 같았다.

진정 내가 원하는 것을 선택한 결정으로 살아온 삶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 시절 나는 나의 모습을 볼 수 없었다.

모든 것들을 원치 않으면서도 거부하지 못하고 해야만 했던, 제대로 반항도 하지 못했던 나약한 존재.

맞지 않는 옷처럼 불편하고, 두렵고 초조하여 늘 손에 식은 땀이 가득했던 아이.

그래서일까, 스스로가 불안할수록 나는 따듯하고 평온한 장소를 찾아다니며 안정을 찾곤 했다.


햇빛이 내리쬐는 날, 발길 가는 데로 무작정 걷는다.

걷다 보면 간혹 시선을 사로잡는 장소를 구석진 곳에서 발견하게 될 때가 있다.

정신없는 주변 풍경과는 달리 또 다른 공간 속에 나 홀로 있는 듯한 느낌이 드는 곳.

잠시 걷던 걸음을 멈추고 한참을 서서 바라본다. 

우연적으로 그 곳에 닿인 햇빛과 그 빛을 받아 따듯하게 발색하는 사물과 공간의 풍경은

연출되지 않은 자연스러운 분위기라 한 없이 눈길이 간다.

이 시간이 조금만 지나도 햇빛의 방향은 바뀌고, 사물의 색의 온도도 달라질텐데. 그림자도 사라지겠고...

이렇게 놓치기엔 너무나 아까운 순간의 풍경.


주변은 시끄럽고 무언가가 계속 움직이고 있지만 그 풍경을 보는 그 순간 만큼은 나와 풍경 두 관계만이 존재하는 것 같다.

오로지 느껴지는 건 따스한 햇살과 그림자, 조화로운 색들, 살랑이는 바람, 그날의 기온.

짧은 순간 동안 보고 있지만 긴 시간 속에 들어간 기분이다.


공간의 사물들은 아무런 움직임 없이 그저 햇살만 받으며 고요히 놓여져 있지만

그 자리에 있기까지 여러 과정을 거치며 많은 것을 겪었을 것이고 다양한 사연들을 품고 있을 것이다.

그 사연들은 또 무엇일까.

어떠한 표정도, 소리도 내지 않은 채 그저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공간의 사물과 식물들은,

어디에도 안주하지 못하고 방황하던 나와는 대조적인 모습에 참 부러울 정도이다.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의 복잡한 거리에서 아주 우연히 발견한,

무심코 지나치기엔 너무나 따듯하였고 사색에 잠기게 만들었던 거리 속 이면의 서정적 풍경들.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있었던 안온한 풍경을 그림으로 표현한다.

More Interviews.

페이스북
카카오톡
네이버 블로그
밴드
floating-button-im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