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나 양벼락이야.

하이루? (^ㅡ^)/ 엘덕들아, 지난 2편에서는 안최애의 새 취미인 '수영'에 대해 집중적으로 다루어보았어. 이번에는 조금 더 사적이고 사소하고 정말 하찮은, 그렇지만 최애에 대해 진짜로 궁금한 질문들에 대한 대답을 엮어볼게. 너무 사적인 걸 물어본 것 같아서 '왜 이렇게 밖에 질문하지 못했을까!' 뒤늦게 부끄럽지만 쓰다 보니까 엘덕들이 안최애에게 선물을 줄 때 참고하면 좋을 것 같은 내용들이 된 것 같아. 물론 우리 최애는 선물 받는 걸 굉장히 어려워 하는 성격 같지만, 우린 늘 뭔가 주고 싶잖아? 질문은 부스러기 같지만 답변을 먹다 보니 최애 전시 찾아갈 때마다 사갔던 작은 선물들이 하나씩 떠오르게 되더라고.


에휴 내가 긴 말 해봐야 뭐하니. 안최애가 뭐라는지가 중요하지! 오늘도 풍덩 들어가보자!


<인터뷰를 빙자한 덕질, 덕터뷰> 안소현 

최애한테 선물 주고 싶지?

이거 읽고 결정해

이태리면사무소의 식전빵, 22x22cm, Oil on canvas, 2023

'가분한' 입맛

엘덕후: 그림을 그리실 때 자주 먹는 간식이나, 음료가 있으신가요? 무엇을 좋아하시는지, 왜 좋아하시는지 궁금해요! 저는 스파클링 워터를 굉장히 많이 마시거든요. 스파클링 워터를 마시면 뭔가 청량감이 느껴지면서도 확실한 자극이 있어서 기분 전환이 되는 느낌이에요.

안최애: 가장 좋아하는 간식은 빵이예요. 삼삼하고 담백한 빵 너무 좋아해요. 빵 취향은 반죽을 공들여 했다는 느낌이 드는 빵. 근데 빵은 조금만 먹어도 살이 잘 쪄서 격주로 먹어요. 빵을 안먹을 때에는 과일이나 남편이 먹는 과자 가끔 뺏어 먹어요. 음료는 향기좋은 차를 좋아해서 각종 차를 마시는데 여름에는 차가 안 땡겨서 아메리카노, 레몬수, 옥수수수염차를 시원하게 해서 하루종일 마셔요. 스파클링 워터의 청량함을 느끼는 거 너무 부러워요! 저는 탄산에도 취하는 신생아 목구녕같아요.


얘들아, 간식은 반죽 잘 된 담백한 빵이다. 먹는 건 봄, 가을, 겨울엔 카페인 적거나 없는 티백 선물해주고, 여름에는 아이스아메리카노야 알겠지? 근데 우리 최애가 스파클링 워터도 잘 못 먹는 신생아 목구멍이라고 하니까 테이크아웃 해갈 때는 디카페인으로 해야 돼. 이미 여기저기서 선물 많이 받았을 거거든!


왜 작품 제목에 띄어쓰기가 없나 싶어서 네이버지도 찾아보니까 '이태리면사무소'라는 이탈리안 식당이 있네?

'온온한' 스타일링

엘덕후: 옷이랑 신발 등 몸에 착용하는 것들은 어떤 유의 것을 좋아하시나요? 선호하는 브랜드나 스타일이 있으시면 공유해주세요!

안최애: 1990년대 초등학생일 때에는 베네통을 좋아했어요. 색감이 너무 예쁘더라고요. 중고등학교가면서부터는 그냥 교복만 입었고, 20대에 인도를 다녀온 뒤로는 패턴에 홀려서 패턴이 화려한 천을 사서 랩스커트로 두르고 다니거나, 구제시장을 휘집고 다니면서 희한한 원피스를 사입었어요.ㅋㅋ 30대 이후로는 사회생활을 접고 집에서 작업만 하다 보니 패션에 관심이 줄어들어서 그냥 착용감이 편하고 원단이 좋은 옷만 입게 되더라구요. 브랜드는 안 따지는 편이지만 처음에 이런 류를 사입을 때는 아메리칸 어페럴 좋아했는데 어느 순간 매장이 사라진 것 같더라구요. 지금은 저보다 신랑 꾸며주는걸 좋아하게 되었는데, 코닥(kodak) 어패럴에 예쁜게 많더라구요! 뭔가 필름 카메라처럼 아날로그한 색감이면서도 빈티지한 느낌의 프린트가 있는 디자인들이 좋아요. 신발은 20년째 반스 어센틱을 신어요. 제 발모양에 제일 편하게 맞고 색감이 예쁘고 디자인이 심플해서 좋더라구요.


옷이나 신발까지 선물하면 우리 최애가 너무 부담스러워 할거니까 선물로 이런 걸 고려하지는 마. 대신 최애한테 좋은 인상을 남기고 싶다? 최애 전시에 가서 인증샷 찍을 때 나도 나오게 찍고 싶다? 베네통이나 코닥에 반스다. 알았지? 브랜드를 맞추기 어렵다면, 원단 좋은 빈티지한 프린트 된 티셔츠에.... 반스다.

디딤, 27.3x16cm, Oil on canvas, 2023

'무해한' 컵라면

안최애의 영혼의 단짝 박남편분, 안소현이 최애인 사람들은 웬만하면 다 알고 있을 거야. 이 분으로 말할 것 같으면 이 챕터에서 보여주는 작품 <점심시간>의 주인공이자 우리 최애의 많은 작품 속에 나오는 분이시지. (가장 하단에 작품노트 배경으로 들어간 <사막에서의 아침 만찬>의 숟가락 속에도 있는 듯 해.) 키 크고 잘 생기신 데다가 와이프도 안최애인 다 가진 남자라서 굳이 선물까지 줄 필요 없어 보이는데... 그래도 최애를 사랑하는 마음을 박애주의로 포장해서 선물해 주고 싶다면? 엘덕들아, 컵라면이다.

   

엘덕후: 평소에 아침 식사는 어떻게 하시나요? 아침 식사 메뉴가 궁금해요. 점심도 저녁도 아닌 아침! 아침에 음료는 차나 커피를 드시나요, 아니면 우유? 그냥 물일 수도 있을 것 같고요! 아침 메뉴는 한식인지, 빵 같은 간소한 것인지... 정말 사소한 질문이지만 궁금해요.

안최애: 아침은 잘 안 먹었는데, 새벽 6시에 수영을 하면서부터는 늘 챙겨 먹고 있어요. 주로 샌드위치나 계란, 구황 작물을 먹어요. 그런데 신랑은 늘 새벽 수영 후에 컵라면을 먹는데 그거 뺏어 먹을 때가 더 많은 것 같아요.


남편분한테 선물하는 거지만 결국 우리 최애가 다 먹을 거니까 최애 선물이라고 생각하면서 컵라면 가자. 아니 근데 부부가 모두 새벽 6시에 수영이라니! (아침잠이 많은 곰탱이는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체력 무엇? 정신력 무엇? 아침부터 수영까지 했는데 그림은 어뜨케 그려여! 컵라면 뺏어 먹지 말고 한 컵 다 먹어여! 맛있으면 '0의' 칼로리자나여! (는 안소현의 <0의 무게>...?)

점심시간, 53x33.4cm, oil on cavnas, 2022

안소현의 작업노트

계란 두 알, 바나나, 쿠키, 모닥불에 구운 토스트에 모닥불로 끓인 짜이.

이 정도에도 너무 충분하다 못해 과분하다고 느꼈던 사막에서의 아침 식사. 아니 아침 만찬.


밀가루처럼 곱디 고운 모래로 설겆이를 하고, 은하수를 지붕 삼아 이불만 덮고 자던 밤.

밤새 내린 이슬에 눅눅하고 무거워진 이불이 쪼금 당황스러웠지만

이내 은하수를 보고는 젖은 이불 따위엔 무신경해졌던 밤.


지금 사는 도시에 비하면 없는 것이 너무나 많았는데도 뭐가 필요한지 딱히 생각이 안나던,

짐 하나 없는 가벼운 방랑에 그저 황홀했던 날들.


없으면 없을 수록 가벼워지는 그 자유로움은

그 무엇을 지녔을 때보다도 찬란하였던,

내가 느낀 최고의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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