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나 양벼락이야.

하이루? (^ㅡ^)/ 엘덕들아, 덕터뷰 안소현 1편 다 읽고 왔니? 서면으로 진행된 인터뷰라 그런지 나도 모르게 여러 번 읽게 되고 작가님의 마음이 어떤 것인지 곰곰히 생각해보게 되더라고. 우리가 보낸 질문들이 인터뷰 같지 않은 질문들(!)이라서 열자마자 파하하하 웃으셨다는 안최애의 이메일을 보고 기분이 참 좋았지 뭐야. 덕질을 위한 인터뷰다 보니 너무 소소해서 못 물었지만 꼭 묻고 싶었던 질문들이어서 그랬던 것 같아.


오늘은 최애가 요즘 푸욱 빠져있는 '수영'에 대해서 이야기해볼게. 정확히는 '다이빙'일 수도 있겠어. 실내 다이빙은 물론이고 진짜 바다에서도 스쿠버다이빙을 하면서 최애의 물 사랑 바다 사랑은 더욱 깊어지고 있는 듯해. 최애의 신작에 간간히 등장하기 시작한 바닷속 풍경이 앞으로 더 펼쳐질 가능성이 높아진 것 같아서 나는 굉장히 기대가 된다구! 자 그럼 우리 최애의 수영 스토리에 대해서 더 깊이 덕질해보도록 하자!


<인터뷰를 빙자한 덕질, 덕터뷰> 안소현 

벽이 없는 깊은 바닷속을

자유롭게 유영하는 생명들처럼

몸을 호흡하게 함으로 마음도 숨을 쉰다

정신을 건강하게 하는 방법, 다들 하나씩 가지고 있지? 가장 쉽게는 먹고 마시는 걸로 해결하기가 있을거야(정말 이것 좀 안 하고 싶다!) 그러나 조금만 더 집중할 수 있다면 '움직임'이라는 훌륭한 방법으로 해결할 수도 있지(물론 난 잘 못해.) 우리 최애는 '수영'을 선택한 것 같아.


엘덕후: 수영을 접하게 된 계기가 있으실까요?

안최애: 수영은 7살쯤에 배웠어요. 물을 무척 좋아했어요. 물에 빠져서 위험했던 경험이 몇 번 있는데도 불구하고 물속에서 몸이 둥둥 뜨는 느낌이 즐거웠어요. 하지만 초등학생이 된 이후로는 나름 바빠지고 강습이 힘들어져서 안하게 되었고, 성인이 되고 나서는 살찐 몸에 수영복 입기가 부끄러워서 안 했다가 40대가 되니 그런 부끄러움은 아무렇지 않게 되고 오직 나의 정신과 신체의 건강이 우선이다라는 생각이 들면서 수영장으로 홀린 듯 찾아가게 되었어요. 왜 30여 년 간 수영을 안 했는지 후회하면서 매일 새로 태어난 기분으로 지내고 있습니다. 지금 저에게 수영이란 삶의 모든 것을 활기차게 생활 할 수 있는 에너지이자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잡념이 많던 정신 상태가 수영하는 동안 단순하게 되는 기분이 가장 좋아요! 수영은 호흡이 직결되는 운동이라서 그런지 아무 생각도 할 수가 없더라구요.


나는 최애를 떠올리면 수줍지만 환하게 웃는 모습이 가장 먼저 생각나는데, 물을 어릴 때부터 워낙에 좋아했다는 말을 들으니 아기 안최애의 미소도 이랬겠지? 싶어. 지금도 소녀 같은 미소인데 물에서 첨벙거리고 있는 어린 최애는 얼마나 행복했을까? 그 행복을 40이 넘은 지금에서 다시 즐기고 있다니 나의 가슴이 웅장해진다. 이게 바로 덕질의 묘미겠지?

투명한 물이 되는 시간

지난 1편에서 안최애가 '시각적 정보에 민감하다'고 말한 거 기억나? 이번 바닷 속 풍경은 시각적 정보 따위 1도 안 민감한 내가 볼 때도 아름다운데, 최애의 눈 속에는 어떻게 담겼을지 정말 내가 다 행복해! 옆에 올린 사진은 우리 최애의 인스타에서 가져온 사진들이야. 정말 환상적이지? 자연을 사랑하고, 생명을 경외하는 안최애에게 땅과 하늘과 그 사이의 바람이 아닌 물 속을 헤엄치는 것과 그림 사이에 어떤 공통점과 차이점이 있는지 물어보았어.


엘덕후: 요즘 수영을 많이 하시던데 수영과 그림의 공통점이 있어서 그림을 그리듯이 수영을 하시는지, 아니면 그림에서 해소가 되지 않는 어떤 영역을 채우려 수영을 하시는지 궁금해요. 만약에 그림과 수영이 비슷한 느낌이라면 어떤 점이 비슷한지, 그림에서 해소되지 않는 것을 수영으로 채우시는 거라면 어떤 부분을 채우게 되시는지 궁금해요.

안최애: 수영과 그림은 저에게 있어 서로 반대되는 영역인 것 같아요. 그림은 공허함을 채워나가는 것 같고, 수영은 잡념을 비워내기 위한 것 같아요. 그림을 그리는 동안에 저는 온 신경을 손 끝에 두고서 빈 캔버스를 채워나가고 있거든요. 수정이 쉽지 않은 작업이다보니 터치 하나 하나에 집중을 하느라 몸의 모든 감각이 곤두서있는 기분이 들어요. 그래서 한자리에서 손만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피곤함을 느끼고, 정신적으로도 엔진이 쉴 새 없이 돌아서 가끔은 숨이 벅찬 기분이 듭니다. 그래도 무언가를 녹진하게 해냈다는 뿌듯함도 들고 공허했던 시간이 새로운 세계로 가득 차는 기분이 들기도 해요. 하지만 피로함은 어쩔 수가 없는데 이것을 해소해주는 것이 수영 같아요. 물속에서 헤엄을 치다 보면 스스로가 물이 되는 것 같아요. 내가 누구인지조차 잊고 투명한 물처럼 나도 투명해진 기분이 들어요. 작업하는 동안 여러 갈래로 예민하게 생각했던 화두들도 모두 단순해지게 되어 수영은 신체적, 정신적으로 커다란 치유를 시켜주는 것 같습니다.


그림을 그리다가 어깨가 많이 아파서 힘든 시간을 보냈던 우리 안최애가 수영으로서 정신적, 신체적 치유를 얻는다니... 쌰라웃투 수영! 안최애가 늘 즐겁게 그림 그릴 수 있게 도와줘서 고마워!

뽀나쓰.

어깨는 괜찮아지셨나요?

네! 요즘은 정말 괜찮습니다. 어깨가 별로 안 아프니까 너무 좋고 살 것 같아요. 생각해보면 어깨가 아팠던 시절에는 운동도 안 했고, 100호 같은 큰 작업만 하다보니 당연히 아플 수 밖에 없었던 것 같아요. 그때의 내 몸에게 너무 미안해지더라구요. 지금은 수영으로 벌크업이 되어서 괜찮은 편인데 사실 큰 사이즈 작업을 안 한지 1년 정도 되어서 안 아픈 것 같기도 해요. 어깨는 안 아프지만 대작을 안하고 있다는 심란함이 생겼어요.

안소현의 작업노트

어떤 것에도 애닳거나 집착하지 않는 가분한 마음이 되길 바라며 이번 그림들을 그렸다.

나비나 풀잎처럼 생사에 대한 가벼움을 지닌 존재이고 싶다.

벽이 없는 깊은 바닷속을 자유롭게 유영하는 생명들처럼 어디로든 두려움 없이 넘나들고 싶다.

행복만을 좇는 불안한 삶이 되기 보다는 어떤 상황도 늘 담담히 받아들일 수 있는 단단한 마음이 되었으면 한다.

More Interviews.

페이스북
카카오톡
네이버 블로그
밴드
floating-button-im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