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터뷰: 이한정 4편] | 엘디프 L'Diff

안녕,

나 양벼락이야.

하이루? (^ㅡ^)/ 엘덕들아, 오늘도 덕질하러 왔니? 점점 빠져드는 너의 모습을 보니 힘이 불끈불끈 솟는다!!


오늘의 주제는 바로, 이최애의 ‘먹’! 동양화의 핵심은 먹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거야. 덕터뷰 저번편에서 언급하긴 했지만, 우리 최애는 먹을 단순한 선이 아니라, 덩어리로 표현하고 있어. 그 덩어리는 먹으로 층을 쌓아서 ‘면’을 만드는 방식으로 표현되곤 하지! 우리가 보기에 동양화는 빠르게 그려낸 듯한 직관성이 눈에 띠잖아? 하지만 이최애의 동양화에는 한 점, 한 점마다 어마어마한 고민과 실험이 담겨 있다는 거, 오늘 덕터뷰를 통해 들여다보도록 하자!


<인터뷰를 빙자한 덕질, 덕터뷰> 이한정 

점, 면, 먹에 자연의 감정을 담아

선 없는 동양화

💬 이최애: 보통 수묵화는 선을 중심으로 구성되지만, 저는 면을 중심으로 전개돼요. 색면(색깔+면)콜라주라는 저만의 방식도 여기서 나타난 거에요.


보통 동양화에서 먹은 선을 강조하는 데 사용되는데, 우리 최애는 선 없이, 먹 자체를 ‘덩어리’로 표현하고 있어. 즉, 선으로 형태를 만들고 테두리를 표현하기보다는, 먹이 만들어내는 자연스러운 덩어리감(단어가 좀 그른가?)을 중요하게 본다는 거지. 그 덩어리감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걸까?


💬 이최애: 먹을 한 번에 올리는 게 아니라, 둥글둥글하게 여러 번 쌓아가면서 화면을 만들어가면 선 없이도 형태를 표현할 수 있어요.


동양화에서 보통 먹은 한 번에 올리고 끝내는 건가봐(나의 무지함을 용서해줘) 그런데 우리 최애는 여러 번의 레이어를 쌓아서 원하는 질감을 만들어낸다는 거야. 약간 먹으로 수채화를 하는 듯한 느낌이라고 표현하면 되려나?


💬 엘덕후: 그래서인지 제가 작가님 작품을 처음 봤을 때, 외국인이 그린 동양화인 줄 알았어요! 색감이 보통 동양화에서 보기 힘들기도 했지만, 먹이 아니라 물감같다는 느낌이었던 것 같아요.

💬 이최애: 맞아요. 어쨌든 재료는 먹을 쓰지만, 저는 풍경을 딱 봤을 때 덩어리진게 저한테 되게 크게 다가왔거든요. 이 커다란 땅덩어리, 산덩어리, 숲덩어리를 내가 어떻게 표현을 할까 고민하다보니 점을 찍은 먹 덩어리로 표현을 하게 된 것 같아요. 그러다보니 선적인 요소가 하나도 들어가지 않게 되었죠.

층층이 쌓인 먹으로 그려낸 층층이 늘어선 나무들 +_+!
오름, 한지에 수묵채색, 45x45cm, 2024, 150만원

풍경의 감정을 담는 먹

이최애는 먹을 감성의 도구로 사용한다는 것이 인상적이었어. 풍경이 주는 웅장함 혹은 고요함을 눈으로 보고 손으로 표현하는 것... 그 이상으로 이 풍경이 내 마음에 들어와서 어떤 감정을 발현시키는지, 외부에서 불어온 얇디 얇은 외풍이 주는 온도를 먹의 농담(濃淡), 쌓이는 방식, 화면에 깔리는 느낌을 변주하면서 보여주는 거지.


💬 이최애: 같은 먹이라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고요한 숲이 될 수도 있고, 강렬한 태풍이 될 수도 있어요.


극 T인 나로서는 감탄할 수 밖에 없는 감성이야. 먹이 단순한 '색'이 아니라, 먹 자체가 감정을 전달하는 매개체일거라곤 생각 못했어. 그러고보니 그렇다. 이최애의 어떤 작품을 보면 우와!! 하면서 내 마음에 강렬히 들어오는 느낌을 받고, 또 다른 어떤 작품을 보면 입을 편안하게 다물고 마음을 놓아도 될 것 같다는 느낌을 받기도 하거든. 그게 최애가 표현하려고 했던 어떤 '감정'이 아닐까 감히 생각해보게 되네. 히히.

요세미티 호수를 보고 자연의 아름다움에 완전히 사로잡혔던 감정을 담은 작품이래!

호수, 한지에 수묵채색, 2021, 40X80cm, 300만원

먹이랑 먹물이 다른 거였다니

💬 엘덕후: 그런데... 우리 어릴 때 벼루에 먹 갈고, 화선지 위에 서진 올려 놓고 그렇게 먹을 접한 것 같은데 작가님도 그렇게 작업하시나요...?

💬 이최애: 하하하~ 네 그렇게 해야 정석이겠지만, 먹을 제대로 갈려면 엄청 많은 시간과 노동력이 소요돼요. 학부 때도 교수님게서 제대로 안 갈 거면 차라리 먹물을 쓰라고 하셨거든요.

💬 엘덕후: 먹이랑 먹물이랑 다른거에요...? (무식이 통통)

💬 이최애: 네 먹은 찐득할 때까지 갈아야 되는거에요. 그런데 저는 먹물로도 색감을 잘 낼 수 있어서 먹물을 쓰고 있어요.


으하하하... 먹을 갈아서 쓰면 먹물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두 가지는 전혀 다른거였나봐. 먹물이 조금 더 묽기 때문에 이렇게 은은한 풍경을 그리실 수 있는 거였어. 작가님 작품을 보면서 파스텔로 그린 것 같다고 느낀 적이 많았거든. 어떻게 먹으로 이런 그라데이션을 만들었는지 늘 궁금하던 차였는데 약간의 무식이 탄로남과 함께 궁금증 해결이 반쯤 되었어.


그런데... 우리 모두 서예 해봤겠지만, 서예하면 먹이 꼭 번지지 않았어? 이최애의 작품에 번짐이 적은 비결, 다음 덕터뷰에서 같이 톺아보도록 하자!

모든 것을 품은 자연의 겹 - 숨 쉬는 영원

작가 이한정의 회화는 자연의 단순함과 복잡함을 동시에 표현한다. 서로 어울리지 않을 것만 같은 이 두 개의 이질적인 이념은 그러나 작품에 독특한 시적 분위기와 생동감을 부여하고 있으며, 고요히 멈춰진 듯한 시간 속에 영겁(永劫)의 세월을 품어낸다, 작가는 대범한 면(面) 분 할과 이와는 상반되는 세밀한 디테일을 통해 컬러풀한 2차원적 관념과 무채색의 입체적인 변화무쌍을 병렬시킨다. 무한히 많은 사건을 담은 나무들, 그리고 이러한 나무들의 미시적 표현력을 굳건히 받치고 있는 정신의 명료한 지향성, 작가는 한 화면에 이 두 가지 자연의 사건을 과감히 통합한다. 한국에서 한국화를 전공한 후 북경중앙미술학원에서 수묵 산수화를 익힌 작가는 10년에 달하는 중국 체류 동안 자신만의 주제 의식과 스타일을 찾으려 했다. 그리고 그가 중국 산천의 각기 다른 풍경을 직접 스케치하고, 그 다양한 자연의 심상을 수묵에 담으며 보았던 것은 생명의 분화와 성장 과정에 나타난 복잡계적 특이성이었다. 결혼 후, 몇 년 동안 머물렀던 미국에서도 자연의 광활함과 복잡성은 작가의 주된 미학적 관심사였다. 첫눈에, 작가의 그림 속 나무와 그 군집은 자연 전체와 그 전체의 부분은 발생적으로 아주 긴밀하게 연결되어 서로 비슷한 기하학적 형태를 가지게 되는 프랙탈(Fractal)을 보여준다, 이는 그의 나무가 초기조건에 대한 민감한 의존성을 전제로 한 ‘자기조직화’(self-organization)와 ‘자기 닮음’(self-similarity) 구조를 갖는다는 데서 쉽게 알아볼 수 있다. 그래서 그의 그림은 작가의 나무 이미지는 ‘나무-개별’의 일의성뿐만 아니라 ‘자연-총체’의 다의성을 향하며, 나무의 부분이 나무의 전제가 되고, 나무의 확산과 성장이 숲이 되고, 숲이 산이 되는 자연의 무한한 연쇄 과정을 보여주면서 ‘살아 있는 영원, 숨 쉬는 영원’의 느낌을 발산한다. 또한, 작가는 이러한 자연의 숨은 질서 속에 관념적으로 채색된 평면을 추가하여, 우리의 다채로운 판단과 사유를 작품에 개입시킨다. 자연의 원리와 그 앞에 선 우리의 자기반성(self-reflection)이 동시에 출현하면서, 작품은 전통 수묵화의 주름진 산천과 관념의 여백을 현대적으로 재탄생 시킨다.


- 이재걸 미술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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