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나 양벼락이야.
하이루? (^ㅡ^)/ 엘덕들아, 김최애의 삶과 경험이 그림에 반영되어 오는 과정 재미있었니? 너무 진솔한 이야기라 나도 읽고 읽고, 쓰고 쓰고, 고치고 고치고를 반복하다보니 시간 가는 줄 모르겠다~
오늘은 조금 다른 부위(?)를 찾아서 김최애를 소개해보려고 해. 번아웃과 회복, 상담과 예술, 그 모든 걸 지나는 동안에도 늘- 조용히 자기 자리를 지키고 있었던 것이 있어. 바로 김최애의 ‘손’이야. 우리 최애는 손으로 말하고, 손으로 생각하고, 무엇보다 손끝으로 사람과 감정을 이어주는 사람이야. 그래서 이번 이야기는, 그 손끝에서 시작되는 김최애의 작업 세계를 들여다보는 시간이 될 거야.
<인터뷰를 빙자한 덕질, 덕터뷰> 김성하 편
손에 묻은 감정의 색
사랑과 희망을 전하고 싶다는 마음이 가득 담긴 최애의 손!
손 끝에서 스며나오는 마음
김최애의 그림은 일견 아주 단순해 보여. 추상적인 구성, 선명하거나 몽환적인 색감, 그리고 언뜻 보면 어디에도 중심이 없는 화면. 근데 이상하게도, 그 앞에 오래 서 있으면 어디선가부터 감정이 스르르 피어오르기 시작해. 그 비밀은 ‘손’에 있어. 정확히는, 손이 가진 감각과 시간에.
💬 김최애: 저는 작업을 시작할 때도 스케치 같은 걸 안 해요. 그냥 손이 움직이는 대로 캔버스를 만져요.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시작이 되거든요.
처음부터 완성된 구상을 가지고 그림을 그리는 타입이 아니야. 오히려 반대에 가까워. 손이 가는 대로, 감각이 이끄는 대로 캔버스를 채워나가는 방식. 그런데도 그 그림들은 놀랍도록 감정이 일관돼. 혼란스럽지 않고, 정리되어 있어. 이야기를 듣다보니 그 이유를 알겠더라구. 최애의 작업의 시작부터 끝까지 하나의 감정을 유지하면서 작업을 하고, 그 감정이 손의 움직임에 고스란히 새어나오기 때문이야.
💬 김최애: 색을 고를 때, 굳이 ‘어떤 느낌을 내야지’ 하고 정하는 게 아니에요. 그날 제 기분이나 몸의 상태 같은 게 자연스럽게 반영되는 것 같아요.
되게 솔직하고, 그만큼 단순한 어조로 담담하게 말해주었지만 나는 감정을 색으로 표현해 내는 것이 참 신기하더라. 그러니까 김최애의 손은 단지 그림을 그리는 도구가 아니라, 자기 상태를 감지하는 센서 같은 역할을 하는 거야. 손끝에서 먼저 감정이 올라오고, 그게 그대로 색과 질감으로 옮겨지는 거지. 그래서 이 사람의 작업은 단순히 ‘표현’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기록하고, 감정을 정리하고, 대화하는 과정이야!
세상에 단순한 감정은 없다, 이 그림도 그러하다.
내면의 우주 2025 #2(The Inner Universe), Acrylic on canvas, Glitter, 33.5x45.5cm, 2025
최애는 그림을 그릴 때 꽤 고요한 상태가 된다고 해. 한 작품을 붙잡고 며칠을 계속해서 쳐다보고, 또 덧칠하고, 다시 보고, 또 수정하고. 그러다 보면 머릿속에 잡념이 사라지고 온전히 집중하는 시간이 만들어지나 봐. (마치 내가 재무제표 정리를 위해 엑셀시트에 빠져있을 때와 비슷한 것일까?!! ㅎㅎㅎ)
💬 김최애: 제 그림을 보면 색이 얇게 올라오는 느낌이 있을 거에요. 그게 바로 제가 원하고 추구하는 것이긴 한데… 그 얇고 은은하게 올라오는 밀도를 만들기 위해 계속 여러 색을 덧대는 과정을 반복해요.
정말이야. 최애의 작품을 가까이에서 보면 주황인 줄 알았던 부분 뒤에 분홍도 있고 파랑도 있고 보라색도 있어. 심지어는 반짝이는 파티클도 있다? 이 모든 색을 손으로 쌓아 올렸다...? 이건 캔버스랑 사랑에 빠지지 않으면 도저히 할 수 없는 접근법이지.
💬 김최애: 그 과정이 정말 쉽지는 않은 것 같아요. 넓은 캔버스 일수록 손이 잘 안 닿으니까 팔을 멀리 뻗게 되면서 허리도 아프구요. 제일 힘든 건 작업 중간에 “이제 그만해야 할까?” 하는 유혹이 들기 시작하는 시점이에요. 그걸 참아내야만 진짜 깊은 감정이 그림에 올라오더라구요. 그래서 저는 그림을 ‘잠시 멀리 두고 보는 시간’을 아주 중요하게 생각해요. 빠르게 완성하는 것보다, 한 번 멈추고, 다시 들여다보는 과정에서 비로소 그 그림이 살아나더라구요.
ㅎ ㅏ 노 ㅏ 진짜... 왜 삶은 뭐 하나 한 방에 되는 게 없을까? ㅋㅋㅋㅋ 늘 기다리고, 멀리서 보고, 숙성되는 시간이 있어야만 내공이 올라온다는 말씀을 덕터뷰 진행하면서 여러 작가님들로부터 들었는데, 이번에도 또 이런 이야기를 듣다니. 이건 거의 인생의 진리나 마찬가지인가 봐.
나의 안부를 물어오는 물감 묻은 손
하나의 감정만 하나의 그림에 담고 있지만, 최애의 그림이 전달해주는 그 감정이 단순하지만은 않은 이유는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쌓아낸 색감의 밀도 덕분이 아닌가 싶어. 지금 우리가 느끼는 감정이 하나처럼 느껴질지라도 그 감정에 도달하기까지 여러 경험들이 쌓여왔던 것처럼, 최애가 번아웃, 이직, 심리상담 등등 여러가지 경험을 통해 현재 '화가'로서 자신의 소명을 다해 그림을 그리는 것처럼, 시간의 두께가 그림의 밀도로 표현되는 것이지.
그래서 김최애의 그림을 보고 있으면 마치 그 감정이 하나의 인격인 것처럼 느껴져. 그림을 보는 행위가, 하나의 인격과 내가 조용히 대화를 나누는 장면으로 치환되는거지. 그림은 늘 말이 없지만, 손끝에서 시작된 감정이 캔버스를 타고 고요히, 그리고 아주 분명하게 전해져. 작업실에 혼자 있을 때, 세상이 다 잠든 것 같은 밤에 조용히 손끝으로 색을 올리는 사람. 그게 바로 김최애의 작업 방식이야. 이 손끝이 만들어내는 이야기들은 오늘도 말 없이 누군가의 곁에 머물며, 아무 말 없이 “괜찮아?” 하며 너에게 물감 묻은 손을 건네고 있을지도 몰라.
김성하 Kim Sungha
세상엔 다양한 소통의 방식이 있고 수많은 언어가 존재한다.
내게 있어 색은 하나의 소통의 방식이었고
어떤 순간에는 글과 말과 행동을 비롯한 수많은 언어보다
더 부드러운 소통의 수단이 되어 주었다.
색은 언제나 다양하게 표현되지만
한결같이 언제나 부드럽게 가슴 속에 와 닿았고
따뜻하게 가슴 속으로 전달 되었다.
때때로 글로도 말로도 다 표현되지 못하는 어떤 생각과 감정들이,
내 두 손을 거쳐 색으로 캔버스에 표현되면
그 좋은 것들이 또 좋은 것들을 전달하고 전달했다.
그렇게 내 내면에서 시작된 색은 추상화라는 아름다운 물질로 표현되어 세상에 태어나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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