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나 양벼락이야.
하이루? (^ㅡ^)/ 엘덕들아, 김재현 덕터뷰 3편에서도 자기정의까지 가질 못했지 뭐야. 2편의 아카시아 시리즈에 이어 3편의 숲인상/자연인상 시리즈까지 파고들다보니 목표를 못 이루기 십상이야. 덕질이란게 늘 그렇지 뭐! 그렇지만 김최애의 작업 스타일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어서 그 부분은 나름 뿌듯하지 않니? (는 자기합리화)
그래서 이번엔 딴 길로 새지 않게 그냥 맨 앞단에 적어버릴게.
김최애는 스스로 '예술가가 아닌, 화가'라고 정의해. 예술가와 화가는 어떤 차이가 있는거기에 이런 자기정의를 갖게 됐을까?
<인터뷰를 빙자한 덕질, 덕터뷰> 김재현 마지막편
나는 예술가가 아니라 화가다.
설득할 필요가 없는 아름다움을 그리기 때문에
여태까지 계속 작품의 스타일에 대해서 논의하다보니 자연스럽게 김최애가 이런 이야기를 하더라고.
💬 김최애: 저는 예술가는 아니고 화가라고 생각해요. 진짜로 예술을 하시는 분들이 많으세요. 생각도 깊으시고, 사회현상이나 인간의 심연과 연관시켜서 작업을 풀어나가시는 분들이요. 저는 그게 안되더라고요. 저는 그냥 성실하게 그림 그리고, 이쁜 거 찾아서 조금 나대로 해석해서 그리는 것까지만 하는 것 같아요.
덕터뷰 하단에 짧게 담겨있는 김최애의 작업노트를 읽어본 엘덕이라면 느꼈을거야. 작업노트도 인간, 자연에 대한 자신만의 철학을 알리는 글이 아니라 자연을 재해석하고 어떤 기법으로 작업하고 있다는 담담한 표현들이 있지.
💬 김최애: 대부분 친구들이 졸작을 준비하면서 자신의 스타일을 잡아요. 그러면서 교수님들 앞에서 '본인은 어떤 문제를 인식하고 사유하였고, 특정 작업방식을 선택해서 캔버스 안에서 이러저러하게 풀어나간다' 이렇게 발표를 하게 되거든요. 저는 제 스스로가 그런 것을 하는게 억지스럽게 느껴졌어요. 어떤 사람들은 이론을 정립한 후에 그림을 그릴 수 있지만 저는 그냥 어렸을 때부터 보던 풍경을 그리던 것을 이어오다가 이렇게 그리면 더 예쁘겠다는 생각을 따라서 작품 스타일을 정립한 것 같아요. 그림을 그린 후에 '지금 이것을 왜 하는가'에 대해서 고민하면서 현실과 엮어서 풀어내는 방식인거죠.
농사를 지으신 부모님들 덕에 자연스럽게 접하고 느낀 자연의 예쁜 모습을 본인 방식대로 예쁘게 담고 있다는거야. 아름다운 걸 그려서 아름다운건데 굳이 최애의 작품을 문장으로, 철학으로 설득하지 않아도 되는거지. 갑자기 '홍시 맛이 나서 홍시라고 하였는데 왜 홍시 맛이 났냐고 물으시면....' 하는 영애언니 예쁜 얼굴이 생각난다!
예쁜 걸 예쁘게 그렸을 뿐인데요? 라고 말하는 듯한 최애 >ㅁ<!
이제 보내드려야할 시간이 아쉬워서 먼 산 한 번 본다 흐어어어어엉
담담하지만 유연한 작가를 닮은 그림
덕터뷰를 하면서 늘 느끼는 거지만, 그림은 꼭 그들을 닮아있더라. 세련된 사람은 세련된 그림을 그리고, 강한 사람은 강한 그림을 그리고, 세심한 사람은 세심한 그림을 그려. 이번 덕터뷰 김재현 편을 통해서 내가 느낀 건 사람이 참 담담하고 괜찮다는 것이었어. 최애의 그림과 꼭 같이 말이지. 김최애의 그림은 한국에서도 그렇지만 영국 사치아트에서도 피쳐링을 했을 만큼 여러 사람들에게 비슷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것 같아. 바람에 흔들리는 듯한 잎사귀가 보드라워보이는 <아카시아>처럼, 화려한 색채를 사용하지 않고도 담담한 꽃밭을 만들어내는 <숲인상>처럼, 주변과 비슷한 감도로 물들어진 나무와 풀들이 흔들리고 있는 <자연인상>처럼. 이미 아름다운 자연을, 유연한 사람의 성품을 담아 그리니 누구에게나 스며들 수 있는 아름다움이라는 본질에 가까워진 것이 아닐까? 우리 김최애의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말로 덕터뷰 김재현 편 마무리해볼게.
💬 김최애: 그림에는 결국 내가 투영된다고 생각해요. 제가 투영이 되면서 제 스타일이 만들어지는 것 같아요. 그냥 나대로 자연스럽게 하다보면 나도 힘이 덜 들고 오래 할 수도 있고요. 나 답게 그림을 그려나가는 과정을 통해 '내가 하는 게 내 그림이 된다'고 답을 내린 상태입니다.
김재현의 작업노트
지극히 개인인 나라는 한 사람이 느낀 감정 등을 표현하였지만
관람객이 작품을 보고 작품을 만든 작가를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가지며 그림을 그렸습니다.
이렇게 오롯이 나의 만족감에 맞추어 그려진 그림은
관람객이 관람하는 순간에 비로소 진짜 작품의 의미가 생긴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나는 나의 그림이 전시장에서 또 다른 어떤 공간에서든
관람객의 발과 시선을 멈출 수 있게 하는 작품이 되어
그 관람자와 그림을 그린 내가 그림을 통해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졌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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