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앞으로 작가님의 작품 활동은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 것 같으세요?
팬데믹 이후로 일상의 모습이 많이 바뀌면서, 제 감상도 변하고 작품의 분위기도 사뭇 달라졌습니다.
처음 'Life is a circus'라는 주제로 그림을 그릴 때, 멀리서 바라본 사람들의 모습이 마치 획일화된 삶처럼 보였습니다. 무엇을 향하는 지도 모른 채 경쟁에 몰두하는 현대 사회의 모습을 희화화하고 조롱하는 듯이 그림을 그렸던 것 같습니다. 인생을 물론 열심히 살아가는 것도 좋지만 그 이전에 삶의 목적, 인간의 가치에 대해서 성찰해 보면 좋겠다는 마음이었습니다.
팬데믹 후로는 바쁜 일상이 멈추고, 제 그림 소재처럼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것조차 힘들어졌잖아요. 요즘은 인물들을 그리면서 한 명 한 명을 위로하고 싶은 마음이 들더라고요. 작품에 그리는 한 사람 한 사람한테 더 애정이 가고 인물 표현에 조금 더 디테일해지는 것 같습니다.
작품의 배경, 소재도 달라졌는데요. 이전에는 회사나 체육대회 등 많은 사람들이 한 공간에서 경쟁하는 모습, 공간을 가득 메운 군중의 모습을 주로 그렸다면, 최근에는 사람들과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곳, 자연을 느낄 수 있는 배경을 담았습니다. 캔버스에 풍경 반, 인물 반 정도 채워질 만큼 풍경을 전보다 더 많이 그리게 됐어요. 좀 더 따뜻하고 편안한 그림으로 바뀌는 것 같아요.
요즘은 일상의 소중함, 개개인의 소중함을 느끼며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일상에 더욱 가까이 다가가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