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나 양벼락이야.

오늘은 피부과를 안 갔는데도 덕업일치를 켰어! 피부과 갈 때마다 쓰자는 마음으로 다시 시작했는데 이제는 2주 만에 한 번 씩 쓰는 게 루틴이 되었나? 라고 말하면 꼭 게으름을 피우는 게 나이기 때문에 섣불리 단정하진 않겠어 ㅋㅋㅋ 아무쪼록 오늘은 2주 전에 썼던 '예경 키즈'시리즈의 2편을 써보도록 할게!


지난 예경 키즈 1편에서는 내가 지원사업을 통해서 시제품 제작과 해외 디자인 박람회 참가 등을 진행한 이력이 있다고 했지? 이번에는 또 어떤 일을 했는지 나도 기억을 더듬어가면서 적어볼게. 또 반성의 향연이 되겠구나~ 에헤라디야~


사적인 듯 예술적인, 덕업일치 - Issue No.18

오픈이노베이션

롯데타워에서 전시를!?

예경에는 여러가지 지원사업이 있는데 얼마 전부터 '오픈 이노베이션'이 시대의 키워드가 되면서 관련 사업이 나오기 시작했어. 우리는 예경을 늘 예의주시 하고 있기 때문에 그 사업이 나온 초반에 참여를 결심하고 참여하게 되었지. 오픈이노베이션 사업은 대한민국의 유수 대기업들이 필요한 니즈를 공개하고 그 니즈에 맞는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예술기업의 모집 및 선발을 통해 예술기업과 대기업이 합작한 결과물을 도출하게 도와주는 사업이야.


우리의 경우는 롯데의 랜드마크 '롯데타워'의 전망대가 있는 공간에서 전시를 개최하겠다는 계획을 제출했고 운칠기삼으로 참여기업으로 선정되었어. 그 당시 롯데월드는 총 세 가지 과제를 해결하고자 했고 우리 말고도 두 개의 기업이 롯데월드와 동시에 프로젝트를 진행했지.


 여러 대기업들과 크고 작은 협업을 했지만 이 협업은 예경이 없었다면 도저히 이루어지지 않았을 것 같은 사업이야. 크고 작은 부침이 있긴 했지만 지나고 돌아보니 여태까지 했던 기업 간 협업 중에 가장 빛이 나는 것 같아. (안타깝게도 그 후로 우리는 길고 긴 침체를 맛보게 되었지만 말야... 웃프다 흑ㅋㅋㅋ)

여섯 명의 작가들이 재해석한 롯데타워

우리는 엘디프 소속 여섯 명의 작가님들과 '롯데타워'를 주제로 다섯 점의 작품을 개발했어. 한 작품은 조정은&최승윤 작가님이 공동작업을 하신 작품이고, 다른 네 작품은 김영진 작가님, 슬로우어스 작가님, 차한별 작가님, 최윤정 작가님이 각각 창작을 해주셨지. 우리나라에서 가장 우주와 가까운 롯데타워라는 주제로 작업을 하다보니 생각지도 못한 멋진 작품들이 많이 나타났어. 이 작품들은 아직 주인을 기다리고 있으니 아래에 작품 링크도 걸어놔볼게!


창작된 원화 외에도 엘디프에서 기존에 계약하고 판매하고 있던 에디션 작품들도 대거 전시에 참여했어. 안소현 작가님, 천윤화 작가님, 범초이 작가님 등의 캔버스 작품들 중에 우주와 공간에 대한 사유가 있는 작품들을 큐레이션 했어. 지나가는 사람들마다 진짜 그림인지 아닌지 의아해할 정도로 퀄리티 좋았고, 롯데월드 큐레이터님께서도 에디션 같지 않다고 말씀하실 정도였지. 히히.


이 사업이 이렇게 멋지게 진행될 수 있었던 건 오픈이노베이션 지원사업의 특성상 딱 하나의 주제에 집중해서 지원금을 사용했기 때문인 것 같아. 대부분 기업을 지원해주는 사업은 이런 일회성 사업은 지원을 안 해주는데 오픈이노베이션은 주제에 맞는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것이 특징인 셈이지.

마케팅

마케팅 고자에게 대범함을 심어준 온라인 광고비

다들 마케팅 잘 하고 있니? 나는 자타공인 마케팅 고자라서 늘 고전 중이거든. 예경 지원금으로 마케팅 비용을 사용할 수 있었던 것은 천운이긴 했지만, 실력 없는 자에게 실력 없음을 더 강력히 깨닫게 해주는 요소였던 것 같아.


일단 지원금으로 마케팅 비용을 쓸 수 있는 건 굉장히 좋은 것 같아. 작은 기업들은 마케팅을 공격적으로 할 자금을 마련하기가 조금 어렵거든. 그래서 상품을 개발해도 판매가 잘 안되는 경우가 많지. 그래서 마케팅 비용을 태우면 엄청 신나게 온라인 광고를 돌릴 수 있어! 그러면서 매출도 당연스레 따라오지.


광고비를 올림으로써 매출이 오르면 좋은 거 아니냐고? 좋지. 그런데 이렇게 내가 벌지 않은 돈이 손으로 들어오니까 광고의 효율은 좀 뒷전이 되더라고. 게다가 지원사업의 경우에는 약 6개월 안에 전액을 다 소진해야 하는데 이것도 쓰는데 급급하게 되는 요소같아. 마케팅 비용을 어떻게 사용했는지 증빙이 다 마련되어야 하기 때문에 일단 '쓰는 것'에 집중하게 되는거지.


연말에 국비를 정산해야하니 어쩔 수 없는 프로세스지만, 같은 금액이라도 R&D 사업처럼 조금 더 호흡을 길게 가져갈 수 있도록 기간을 늘려주면 오히려 더 효율적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기업다운 기업 느낌 나게 해주는 홍보영상 제작비

영상 촬영비가 생각보다 비싼거 알지? 여러 장비, 장소 물색, 촬영을 하는데 참여하는 인력들 등 돈이 들어갈 곳이 많아서 홍보영상을 제작한다는 건 작은 기업으로서는 조금 벽이 느껴지는 부분이야. 그런데 요즘은 기업 소개 영상이 없으면 마케팅 효과가 좀 떨어지는 세상이기도 하지. 우리를 알리기 위해서는 간과할 수 없는 영역이 바로 영상이야.


홍보영상 제작을 하는 데 지원금을 사용할 수 있었던 것도 큰 도움이었어. 단순히 기업 홍보 영상을 제작하는 것 뿐만 아니라, 신제품 홍보영상, 전시 전경 영상 등 다양한 영상을 접근할 수 있었지.


그리고 이렇게 제작한 영상은 마케팅 비용과 맞물려서 불특정 다수에게 우리 회사의 업적을 알리는 데 사용되기도 하고, 곧 있을 이벤트에 대해 홍보함으로써 더 많은 사람들이 이벤트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효과도 있지.


이렇게 만들어 놓은 영상들은 나중에 다른 기업들과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할 때도 유용하게 쓰이곤 해. 2020년 경 제작한 엘디프 소개영상이 있는데, 그 영상은 엘디프의 회사가 어떤 식으로 운영되는지 아주 큰 틀에서 기획 및 제작되어서 아직도 홍보용으로 쓰는데 손색이 없어. 정말 감사한 일이지.

김영진 - 우주와 나무 40-1

덕업일치 Issue No.18의 커버로 선보인 작품은 김영진 작가의 <우주와 나무 40-1>이다. 롯데월드와의 오픈이노베이션 사업을 준비할 때 과연 우리랑 같이 해줄 작가님이 누가 있을 것인가 고심을 하다가 가장 먼저 연락한 작가가 바로 영진작가이다. 작가는 롯데타워와 우주를 연동해서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달라는 우리의 제안을 듣자마자 "나는 우주 덕후다!" 하며 흔쾌히 승낙해주었다. 벌써 모든 구상이 끝났다면서 답장을 해온 기억이 난다. 영진작가의 작품을 너무도 경이롭게 바라보고 있는 입장에서 같이 에디션을 만들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격스럽지만, 이렇게 전시를 함께 개최해보자고 제안하는 경험은 또 다른 것이기 때문에 매우 벅찼다.


우리는 작가에게 모든 해석과 창작의 자유를 부여했었기 때문에 '하늘과 우주에 가장 가까이에 맞닿아 있는 롯데타워를 주제로 창작해달라'는 메세지만 던졌을 뿐 스케치도 보지 않고 기다리기만 했었다. 시간이 흘러 어느 날 김작가로부터 이 작품의 이미지를 받았을 때, 입이 떡 벌어졌다. 아니 왜 때문에 이렇게 잘 그리신 건데요........ 얼른 이 작품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에 더 신나게 전시 준비를 했던 것 같다.


영진 작가의 작품을 보면 그렇다. 사람이 무언가 하나의 작품을 완성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층을 쌓아야하는지, 이 많은 점들은 대체 얼마나 집중해야 그릴 수 있는 것인지, 색감은 처음부터 계획했는지 즉흥적인 것인지, 그 작업 과정에 대해 궁금해진다. 그러다가 이 사람은 어떤 마음으로 이 작품을 그리고 있는 것인지, 왜 작업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는지, 아니 애초에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그 사람 자체가 궁금해진다. 같은 작가의 작품들이 모두 같은 이야기를 담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감상평 역시 다 다를 수 있지만, 영진 작가의 작품을 볼 때마다 늘 '한결같이' 드는 마음은 작품이 참 '한결 같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에 더 나아가 '나도 한결같고 싶다'는 생각이 느낌을 뒤따른다. 하나의 마스터피스를 완성하기 위해 수천 수만 개의 점을 찍는 작가처럼 나도 지금 그런 마스터피스를 만들어나가고 있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나를 이렇게 성찰시키는 작업들을 보면 늘 감사하면서도 존경스러운 마음이 든다. 공교롭게도 덕업일치의 자매품인 <인터뷰를 빙자한 덕질, 덕터뷰>의 첫번째 인터뷰이가 영진작가가 된 것은 작가를 향한 나의 이런 존경심이 가득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렇게 많은 점을 찍다보면 실수하지 않냐는 질문에 작가는 그림을 그리다 실수를 하면 그 부분을 삭 지우고(지울 수 있다고 한다) 다시 그린다고 한다. 그 부분을 나도 내 삶에 적용시켜보겠다. 좀 잘못된 부분은 삭 지우고, 다시 그리겠다.


작품 정보 - 우주와 나무, 100ⅹ80.3cm, Acrylic on Canvas,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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